"보험산업 경쟁력, 위기관리 능력에 달려"
"인슈어테크(Insurtech) 산업의 성장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 보험사의 경쟁력은 리스크(위험) 관리에 달렸습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스몰티켓의 김정은 대표는 보험산업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 블록체인을 활용한 정보 보호 시스템, 고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위험 예측이 그 사례다. 인슈어테크는 보다 고차원적인 관리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서 보험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이화여대에서 진행된 매경 CEO 특강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인 신기술들이 산업 영역별로 전개되면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고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일어나는 핀테크 혁명도 그러한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보험업도 예외가 아닌데 인슈어테크가 보험산업의 '메기'로 작용하며 보험산업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악사(AXA)손해보험 같은 대형 보험사·재보험사들은 자본력을 활용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이들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하고 있다"며 "직접 인슈어테크 신사업 모델을 개척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인슈어테크 산업 성장은 투자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인슈어테크에 대한 투자 금액은 105억달러(약 12조원)로, 이미 2020년 4분기 총액에서 48% 성장한 수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보험사의 핵심 전략으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한 리스크 절감을 꼽았다.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보험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보험사는 손해율을 절감하고 고객은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고객과 보험사 모두 상생하는 구조다. 다만 그는 "보험사가 생각하는 리스크와 고객이 생각하는 리스크가 동일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노마드, 1인 가구 증가 등 현대인의 삶의 방식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보험사가 같은 보장성 항목만을 고수한다면 사각지대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견해다. 이에 스몰티켓은 펫 보험, 모빌리티 보험, 유방암 보험 등 기존의 보험사가 커버하지 못한 고객 수요를 공략하고, 자사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 플랫폼에 종사하는 라이더들을 위한 보험은 스몰티켓이 발굴한 사각지대다. 잦은 사고에 따른 높은 손해율로 이륜차 보험은 기존 보험사들이 기피했던 영역이다. 지난 2월 스몰티켓은 KB손해보험과 제휴해 배달한 시간만큼만 가입할 수 있는 시간 단위 이륜차 보험을 공급했다. 이에 따라 라이더들은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스몰티켓은 라이더들의 주행 시간, 운전 성향 등 세부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이터 중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KB손해보험은 스몰티켓으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기요 라이더를 위한 보험상품을 개발 및 운영한다. 스몰티켓과 KB손해보험은 데이터 기반의 보험 운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기존 전일제 보험에 비해 가입자의 보험비 부담을 큰 폭으로 낮췄다.
[이예은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출처: https://www.mk.co.kr/news/society/10136091